사회적경제 칼럼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사회적경제는 혁신적 경제주체들이 모여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이라 생각합니다. 최근의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등 복합적인 사회문제는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복잡해지고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사회문제 해결 역량을 가진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며, 이는 기존의 경제 시스템을 포함하는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구축으로 가능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된 이후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각 지역에서도 경상북도 사회적경제 지원센터와 같이 지역의 사회적경제 성장 지원과 인재양성, 민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플랫폼이 구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민간기업과 사회적경제기업의 협력 플랫폼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본 칼럼에서는 2012년부터 시작하여 9년차를 맞이하며, 한국형 사회적경제 생태계에서 민관협력 플랫폼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H-온드림 사회적기업 창업 오디션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회적경제의 태동기인 2011년에 저는 대학원 과정에서 아쇼카 펠로우십, Global Social Venture Competition 등 해외의 사회혁신가 육성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고, 국내에서도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미래 체인지메이커를 발굴하고 성장 지원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사회혁신가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사회적기업 창업 지원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2012년 5월, 고용노동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현대차그룹과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함께 하는 H-온드림 사회적기업 창업 오디션을 전국 사업으로 런칭하게 되었습니다. H-온드림 오디션은 매년 30팀을 선발하여 최대 1억원의 사업비와 1년간의 멘토링과 공간제공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조건의 경진대회였으며, 매년 20억원의 기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었습니다. 초기에는 과연 혁신적인 팀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H-온드림 오디션은 지난 8년동안 두손컴퍼니, 마리몬드, 모어댄 등 수많은 스타 사회적기업가를 배출하며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새로운 인재를 공급하는 사다리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8년간 H-온드림 오디션을 거쳐간 238개의 사회적기업들은 1,923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였으며, 누적 매출액은 862억원을 달성하는 경제적/사회적 성과를 창출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놀라운 임팩트는 8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238개팀의 85%에 달하는 창업 생존율입니다.

H-온드림 펠로우들의 생존율이 높은 이유는 첫번째로, 당시 국내에서 최고의 사회적기업만을 선발하였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덕분입니다. 이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선발하여 1년간 인큐베이팅을 받은 300여개의 사회적기업 대상으로 20~30팀을 선발 하다보니 당시에는 가장 경쟁력있는 사회적기업들이 H-온드림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로, 사회적기업가들의 사명감과 의무감입니다. 초기 사회적기업가들은 다양한 정부지원을 받고 사업을 시작하였고, 또 H-온드림과 같은 기업과 재단의 후원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사회적기업가라는 사명감과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무감이 컸습니다. 그러서인지, 중간에 사업의 방향을 임의로 변경 한다거나, 소식도 없이 폐업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온드림으로 지원받고 몇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연락이 와서 본인이 폐업하는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을 하며 앞으로 사회에 진 빚은 꼭 갚겠다는 대표들도 있었습니다. 세번째로, 온드림 펠로우들의 경쟁과 협력입니다. H-온드림 펠로우들은 오디션 기간에는 서로간에 경쟁을 하면서 실력을 쌓아 나가고, 이후 사무국 차원의 행사나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서 친분을 쌓고 협력하는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며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H-온드림 오디션은 한국을 넘어 인도네시아 소셜벤처 육성을 위해 해외로 진출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사회적경제 생태계 활성화와 사회문제 해결의 개방형 혁신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온드림 플랫폼에 투입된 정부와 기업, 재단의 자원은 단순히 시혜적인 지원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확실한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였다고 생각합니다. 플랫폼에 투입된 자원들은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녹아들어서 청년 창업가들에게 자양분이 되었고, 이들은 창의와 혁신을 통해 우리 사회에 더 큰 소셜 임팩트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H-온드림 오디션과 같은, 기업의 사회적가치창출 활동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며 경상북도를 포함한 지역사회의 혁신가들이 지역과 국가 그리고 섹터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함께 협력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현대차그룹 사회문화팀 최재호 책임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