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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인터뷰] 향촌당, 100년간 기름 짜고 솜 틀던 곳, 이제는 커피香 가득하죠
2021-08-19 | 조회수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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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 복합문화공간 ‘향촌당’ 경북 의성 방앗간·솜틀집
도리·서까래 그대로 둔 채 리모델링 카페 한가운데 130년 된 솜틀기·쌀 빻는 기계
젊은 세대도 찾는 감성공간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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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이 고향인 전미향 씨(52)는 자신이 50대에 창업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그의 운명이 달라졌다. 100년 이상 대대로 이어오던 의성전통시장의 방앗간과 솜틀집을 시아버지께서 그만하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그는 이 공간이 사라지는 것을 어떻게든 막고 싶었다. 약 10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방앗간과 솜틀집은 지난달 30일 카페와 로컬푸드를 판매하는 복합공간 ‘향촌당’으로 변신했다. 전씨는 이 공간에서 의성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과 손님들을 맞고 지역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로 참기름과 들기름, 미숫가루 등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주위 사람은 그에게 의성전통시장의 ‘1호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명칭을 안겨줬다.

전씨는 경북 안동에서 작은 사업을 하는 남편을 내조하며 평생 주부로 생활하다가 4년 전 근로복지공단 안동지사에 처음 취직했다. 계약직이었지만 2년 전 무기계약직으로 바뀌면서 60세 정년과 월 250만원의 안정된 수입을 보장받았다. 그런데도 사표를 냈다. 그는 “남편의 어릴 적 추억이 서려 있고 시아버지께서 평생을 바친 소중한 공간을 잃고 싶지 않다”며 “시아버님을 졸랐다”고 했다. 남편도 반대하지 않았다.

시아버지가 마지막 손님을 받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일제 강점기 시대 지어진 목조 건축물의 보와 도리, 서까래 등 원형은 살리고 빛바랜 천장 판자목만 덧댔다. 예쁜 벽돌로 벽을 쌓아 올리고 시장골목을 향해 큰 창도 냈다. 카페 한가운데 놓인 130년 된 솜틀기와 방앗간 기계, 천장에 매단 동력전달장치는 이 세상에 하나뿐인 카페로 바꿔놨다.

출처: 한국경제-오경묵 기자